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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을 질주하는 겨울스포츠의 꽃 '스키' – Sciencetimes - Science Times

작가의 말> ‘스포츠 속 과학’은 이번 회로 연재를 종료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지면에서 다시 뵐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스포츠와 함께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겨울스포츠의 꽃 ‘스키’의 계절이 찾아왔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겨울에는 전국 스키장 이용객들이 예년보다 반의반 토막이 나는 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올겨울은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스키장이 간만에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이라는 복병을 다시 만났다.

전국 스키장들은 행여나 코로나19 확산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겨울을 통째로 날리고 올겨울을 손꼽아 기다려온 스키 애호가들로서는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안전한 스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 간 거리두기를 지키는 등 개인방역을 준수해야 한다.

시속 100km 질주가 가능한 이유

스키는 뒤꿈치가 고정된 바인딩을 사용한 스키를 타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설면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포츠이다. 러시아나 노르웨이, 핀란드 등 추운 지방에서는 선사시대부터 나무판자로 된 스키를 타고 이동했다고 하는데, 현재와 같이 정해진 구간을 얼마나 빠르게 주파하는지 겨루는 스포츠로 발전한 것은 1850년대부터다.

물리학적으로 해석하면 스키는 중력을 이용한 낙하운동에 근간을 두고 있다. 스키를 탄 사람은 눈으로 된 경사면에서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해 추진력을 얻는다. 스키를 탄 사람이 설원 위를 빠르게 질주할 수 있는 까닭은 스키를 탈 때 눈 위에 압력과 마찰력이 함께 가해지면서 눈 표면의 온도가 높아져 일부가 물로 녹게 되고, 이 물이 윤활작용을 해서 스키를 더 빠르게 미끄러지게 하기 때문이다.

알파인 스키는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활주하는 경기를 말한다. ⓒ IOC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인 알파인 스키(Alpine Skiing)는 높은 곳에서 출발해 낮은 곳에 위치한 결승지점까지 최대 스피드로 활주하는 경기를 말한다. 스피드종목과 기술종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피드종목은 활강(Down Hill)과 슈퍼대회전(Super Giant Slalom)으로, 기술종목은 대회전(Giant Slalom)과 회전(Slalom)으로 나눠진다. 이 외에 종목별 복합경기도 있다.

스피드종목인 활강 경기는 선수들이 평균 17°인 경사면을 시속 90~140km에 달하는 빠른 속력으로 질주해 결승선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경쟁하는 종목이다. 표고차가 800m에서 1km에 이르며, 경기시간이 2~3분 정도로 긴 편이다. 슈퍼대회전은 활강보다 회전이 많지만 코스가 짧아 보통 1~2분 동안 진행된다.

반면 기술종목인 회전은 깃발로 세워 만든 정해진 코스를 연속적인 턴을 통해 빠짐없이 통과해야 하는 종목이다. 대회전은 회전에 활강을 약간 가미한 종목으로 회전보다 깃발 간 거리가 멀어 선수들이 좀 더 빠른 속도로 내려온다. 회전과 대회전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시속 20~60km의 속도를 내며, 경기시간은 회전의 경우 45~60초, 대회전의 경우 60~90초 정도가 소요된다.

공기저항을 줄이고, 턴은 더 빠르게

알파인 스키 경기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코스를 남들보다 더 빠르게 주파해야 한다. 더 짧은 시간에 결승점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활강할 때 최고속도에 도달하고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중 활강할 때 최고속도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데, 더 빠른 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선수의 몸에 가해지는 항력(Drag)에 의한 감속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항력이란 물체가 유체 내를 움직일 때 이 움직임에 저항하는 힘을 말한다.

활강 중인 선수의 몸에 가해지는 항력은 스키와 설면 사이의 마찰 저항과 선수가 고속으로 이동함에 따라서 발생하는 공기저항(Aerodynamic Drag)과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선수들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릎을 구부리고 허리를 구부리는 크라우치 자세를 만든다. 이와 같은 활강 자세는 서있을 때보다 항력을 50% 수준으로 줄여준다.(김종수 외 「알파인 스키 활강 선수에 작용하는 공기저항 예측」 참조)

활강 중인 선수는 더욱 빠른 속도를 얻기 위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크라우치 자세를 취한다. ⓒ 김종수 외, 「알파인 스키 활강 선수에 작용하는 공기저항 예측」

최고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최단거리로 내려오는 일이다. 코스에 설치되어 있는 기문과 기문 사이를 최단거리로 통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턴(Turn) 기술이다. 알파인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최단거리로 하강하기 위해 폴이나 기문을 치고 내려온다.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스키 턴 동작 시 신체 무게중심의 회전반경을 작게 하는 게 필요하다.

선수들이 턴을 할 때에는 스키의 엣지(Edge)를 세우고 스키의 휘어진 기하학적인 곡선을 회전반경으로 하는 카빙턴(Caving Turn) 기술을 사용하여 최대한 브레이크를 잡지않고 속도를 낸다. 전문가들은 선수의 턴 동작에서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엣지 각을 주어 몸을 설면에 붙이는가에 있다고 말한다. 설면에 몸을 붙일수록 커브 구간의 거리를 줄이고 깔끔한 턴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기문 사이 간격이 좁아 각도가 도저히 나오지 않을 때는 설면과 스키 사이에 마찰을 활용하는 스키딩턴(Skidding Turn)을 구사하는데 활주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다.

코스 공략과 심리적 요인도 중요

알파인 스키에서 경사면을 타고 내려올 때 맞닥뜨리는 강력한 저항을 이겨내기 위해서 높은 근력과 근지구력, 순발력, 근력의 균형적 발달 등이 필요하다. 제지방 체중(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무게를 뺀 근육과 골격, 혈액 등의 무게)이 많을수록 스키 수행능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알파인 스키경기의 경기력 증진을 위해서는 유산소성과 무산소성 능력의 균형적 발달이 요구된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질주하는 경기의 특성상 에너지대사에서 유·무산소 체계가 모두 동원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유산소 대사 의존율은 46.4%, 무산소 대사의 의존율은 53.6%였다. 전문가들은 경기력 발현의 중요한 부분은 무산소적인 대사체계에 의해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한다. (김상복 외 『알파인 스키의 생리학적 특성』 참조)

알파인 스키에서는 코스를 공략하는 전술적 요인과 자신감 등 심리적 요인도 중요하다. ⓒ IOC

탁월한 활강과 턴 기술을 보유하고 강인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바로 알파인 스키에서 우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력에서 전술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은 코스를 사전답사하는데, 지형과 설질, 날씨, 기문의 거리 및 각도 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코스와 기문을 어떠한 방식으로 공략할 것인지 전략을 결정해야 한다.

심리적 요인도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겨울스포츠 특성상 주로 영하의 날씨에 진행되기 때문에 추위를 견디면서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가파른 경사면 위에 섰을 때 부상 가능성 등으로 두려움에 움츠러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슬로프의 경사와 변화에 따라 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고 과감성 있게 슬로프를 활주할 수 있는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욕구가 알파인 스키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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