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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야심작 '내 손 안에 전광판' 실제로 써보니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제주 경기장에서 스마트폰을 본다면 경기가 재미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잘 즐기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제주는 신선한 콘텐츠를 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로 ‘내 손 안에 전광판’ 프로젝트다. 제주월드컵경기장 전 지역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해 이를 활용한 스포테인먼트 콘텐츠다. 사실상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스마트 스타디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 콘텐츠는 어쩔 수 없는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내 손 안에 전광판’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 경기를 볼 때 이용할 수 있다. 경기장에 설치된 와이파이에 접속하지 않으면 만나볼 수 없다. 그래서 <스포츠니어스>가 제주에서 직접 이 콘텐츠를 살펴봤다.

와이파이 접속하자 열리는 새로운 공간
기본적으로 ‘내 손 안에 전광판’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따로 어플을 받을 필요가 없다. 대신 조건이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와이파이를 연결해야 한다. 제주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지원을 받아 제주월드컵경기장 전 지역에 와이파이망을 설치했다. 이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새로운 창이 뜬다. 여기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마치면 접속이 가능하다.

ⓒ 화면 캡쳐

제주월드컵경기장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내 손 안에 전광판’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다. 제주 관계자는 “어플로 제작하면 오히려 관객들에게 편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사이트로 제작해 접근성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사이트에 들어가자 주황색을 입혀 깔끔한 화면이 등장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캠’이다. 이 사이트의 첫 화면에는 쉴 새 없이 영상이 나온다. 실제 경기장에서 나오는 전광판 화면을 비롯해 터널캠, 벤치캠, 현장캠이 있다. 특히 터널캠과 벤치캠은 중계화면에서 쉽게 잡히지 않는 선수 입장 터널과 벤치의 실시간 모습을 계속해서 잡아준다. 일종의 CCTV 같은 느낌이다.

ⓒ 화면 캡쳐

뿐만 아니라 선발 라인업과 주변 맛집 등 경기장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실시간 경기 사진에는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부터 몸을 풀거나 쉬고 있는 사진까지 계속해서 올라온다. 경기장에 와서도 놓칠 수 있는 세밀한 장면을 제공하는 것이다.

알고보면 고급 정보 제공하는 ‘실시간 경기 분석’
하지만 ‘내 손 안에 전광판’의 킬러 콘텐츠는 따로 있다. 바로 ‘실시간 경기 분석’이다. 경기가 시작하면 경기 영상이 송출된다. 영상과 함께 경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제주 구단은 영상 속에 여러가지 그래픽을 입혀 경기장에서 쉽게 알지 못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전반 3분 제르소의 골이 들어가자 영상 속 그라운드에는 그래픽을 입혀 ‘1-0’이라는 그림이 등장한다. 이와 함께 자막으로 ‘제주 제르소 K리그 데뷔골’이라는 정보가 안내됐다. 이후 ‘제주, 2021시즌 PA 외 슈팅 97개 기록. 리그 1위’라는 자막이 나왔다. 제주 관계자는 “경기 초반에는 데이터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기 때문에 자막이 주로 나온다. 약 20분 정도가 지나면 데이터와 함께 다양한 그래픽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 화면 캡쳐

실제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이 영상 속에서 여러가지 그래픽이 나오기 시작했다. 선수의 실시간 뛴 거리와 현재 속도도 나온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스마트폰으로 제주의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보면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이게 가장 핵심이다”라고 웃었다.

‘내 손 안에 전광판’에 숨겨진 또다른 비밀
제주는 이 ‘내 손 안에 전광판’을 마케팅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사실 초기 단계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와이파이망 지원 사업에서 시작된 단순한 고민이었다. LTE를 넘어 5G 시대에 모바일로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경우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공공 와이파이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리다.

어쨌든 예산을 들여 와이파이망을 구축한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미 프로스포츠 몇 개의 경기장에는 와이파이망이 구축돼 있다. 이를 활용한 스마트 스타디움도 구축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스마트 스타디움은 예매나 매점 등 ‘관람 편의성’에 맞춰져 있다. 제주는 이를 비틀어 관객들이 자주 찾을 수 있도록 ‘재미’를 주자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다. ‘내 손 안에 전광판’을 통해 관객이 제공한 정보는 곧 제주의 귀중한 마케팅 데이터가 된다. 와이파이 연결과 함께 시행되는 설문조사와 출석체크를 통해 고객의 성향과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주 구단은 팬들에게 맞춤형 혜택과 이벤트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성남과의 경기에서 제주는 제주항공과 업무협약을 맺고 하프타임에 추첨을 통해 항공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추첨 대상을 ‘출석체크 9회 참여자’로 한정했다. ‘내 손 안에 전광판’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제주 구단 관계자도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한다”라고 설명했다.

김현희 제주 단장은 “내 손 안에 전광판은 팬들께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시국에서 비대면이 강조된 가운데 이 사이트를 통해 팬들께 비대면이어도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팬들과 만나지 않아도 이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것을 제공하겠다는 이야기다.

현재 제주의 ‘내 손 안에 전광판’은 다른 구단에도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제주 구단은 “부산아이파크와 울산현대에서도 이 시스템을 문의했고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V-리그 KB손해보험도 제주의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추가 공모를 통해 이 시스템을 더 확장시키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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