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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수 도박은 개인 일탈 아니냐고요?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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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친절한 기자] 선수와 도박, 그리고 승부조작
픽사베이.
픽사베이.
프로야구계가 다시 들썩입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선수 도박 사건 때문이지요. 〈스포츠서울>은 16일 오전 “삼성 라이온즈 소속 30대 투수가 거액의 도박 빚을 지고 잠적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선수는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비시즌 때 행한 해외 원정 도박이 불거져 판을 뒤집어 놓은 삼성 투수들(임창용, 안지만, 윤성환) 모습이 데쟈뷰 되네요. 당시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삼성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한국시리즈에서 김태형 초보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에 무릎 꿇었습니다. 두산은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고 있지요. 혹자는 말합니다. 도박은 지극히 개인의 일탈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도박은 개인의 취향일 수 있습니다. 그들도 일반인처럼 스트레스를 풀 곳이 필요하니까요. ‘바다 이야기’가 유행했을 때 경기가 끝나면 성인 오락장으로 몰려가던 선수들 모습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은퇴한 한 유명 선수가 정선 카지노에서 1억원을 잃었다는 소문까지 있었으니까요. 이뿐일까요. 어떤 감독은 비시즌에 해외에서 도박으로 거액을 손해 봤다는 얘기도 있지요. 공인의 반듯한 모습 등등의 교과서적 이야기를 운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역 선수의 도박은 경기조작, 승부조작의 유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상당한 위험성이 내재해 있습니다. 도박 과정에서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과 친분을 쌓게 되면서 늪에 빠지게 되는 거지요. 도박으로 거액을 잃게 된다면 어둠의 손길을 뿌리칠 의지가 점점 약해지겠지요. 스포츠 관련 전문가들이 “개인적인 도박이 나중에 승부조작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라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가뜩이나 일부 선수들은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아직도 간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한국체육학회지 제54권 6호에 게재된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승부조작에 대한 인식과 예방교육 전략 연구’에 따르면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5.5% 정도가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영열·김진국 고려대 체육학과 강사는 2015년 등록된 선수들을 종목별로 75명 내외의 표본으로 할당해 설문조사를 했고 ‘나는 승부조작을 제안받은 경험이 있다’는 설문에 전체 응답자의 274명 가운데 15명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승부조작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선수들을 상대로 한 도박 예방교육은 수시로 이뤄지고 있으나 도덕 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는 승부조작이 법률적 범죄라고 생각한다’와 ‘나는 승부조작이 스포츠 윤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는 물음에 8% 정도는 법률이나 윤리 측면에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축구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최성국, 김동현이 불법 스포츠 베팅 업체의 사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영구 제명되고, 프로야구에서도 박현준, 김성현이 초구 볼·스트라이크와 관련한 불법 스포츠 베팅에 가담해 역시나 영구 제명의 철퇴를 맞은 적이 있는데도 상황이 이렇습니다. 이외에도 이태양(전 NC 다이노스), 유창식(전 기아 타이거즈) 등이 승부조작에 연루됐었지요. 두산 마무리 투수 이영하의 경우 2018년 승부조작 제의를 당당히 뿌리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의 도박이 과연 개인 일탈의 범주에 머물까요. 경기조작, 승부조작에 분개했던 팬들이라면 허투루 보이지 않는 게 선수 도박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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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6, 2020 at 08:3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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