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 매거진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독 링크)
INTRO
프로 스포츠가 발전할수록, 기록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눈에 드러나기 어려운 2차 기록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농구 역시 마찬가지다.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뿐만 아니라, OFFRTG(100번의 공격 기회에서 득점 기대치)나 DEFRTG(100번의 수비 기회에서 실점 기대치) 등 2차 기록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팬들도 2차 기록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NBA나 해외 사이트를 통해 농구 기록에 관한 지식을 축적하고 있다.
KBL 또한 기록 정리 작업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고 있다.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 스포츠 기록 전문 업체인 스포츠투아이와 협업하고 있다.
반상호 스포츠투아이 융합상품팀장(이하 반상호 팀장)이 KBL의 도우미가 됐다. 팬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존 기록을 정리했다. 언론 매체에서 기록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KBL 기록 페이지도 개설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작업. 반상호 팀장이 해당 작업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농구와 기록의 상관 관계를 어떻게 여기는지가 기자에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 소개와 맡은 역할부터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포츠투아이에서 융합상품팀장을 맡고 있는 반상호라고 합니다. 저는 2011년에 스포츠투아이에 입사했고, KBO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의 기획 및 관리 업무부터 시작했습니다. 4년 동안 KBO B2C 서비스 기획을 했었고, 야구 팬들에게는 조금 알려진 ‘Be the Legend’ 서비스 기획을 담당 했었습니다. 이후 3년 동안 야구 트레킹 시스템을 운영 및 관리 하며, 신규 시스템인 필드 트레킹 시스템이 국내에 서비스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지금 저의 역할을 간략히 말씀 드리면, KBO 구단 사업과 KBL, 핸드볼, 씨름 협회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드리면, KBO 구단에게는 데이터와 최신 기술(트래킹 시스템 등)을 융합해 고도화된 경기 분석 서비스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각 구단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트레킹 시스템을 궁금해하실 거에요. 트레킹 시스템은 야구 때문에 처음 한국에 들여왔고, 2009년부터 준비해서 2010년에 상용화했어요. 투구와 타구 추적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죠.
팬들께서도 야구 중계를 보실 때, 공이 어느 곳에 꽂히는지 시각화되면 이해하기 편하시잖아요. 초속과 종속, 공의 움직임 같은 데이터는 사람의 눈으로 잡아낼 수 없는데, 그런 걸 잡아내는 시스템이라고도 보시면 될 것 같아요.
NBA 일부 구장에서도 트레킹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요. LA 클리퍼스의 스티브 발머 구단주 같은 경우에는 ‘세컨 스펙트럼’이라고 트레킹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죠. 거기에 보면, 선수들이 한 경기에서 뛴 평균 거리와 평균 속도가 나와요. 점프했을 때의 최고 높이도 나와있어요. 그렇게 신체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가 접목되어 있죠. ‘세컨 스펙트럼’이 농구 트레킹 시스템의 적절한 예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야구 관련 업무만 하셨습니다. 농구 관련 업무를 언제부터 시작하셨는지 궁금한데요.
2016년 후반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에는 프로그램 형태의 기록실이 있었는데, 해당 프로그램 역시 당사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죠. 그런데 현장 운영은 별도의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록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었어요. 시스템 문제인지 운영 문제인지부터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이원화되다 보니, 대응하는 것 역시 어려움이 있었죠.
저희와 KBL 모두 그런 문제를 강하게 인식했어요. 프로그램 개발과 현장 운영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죠.
우선 KBL D리그가 진행되고 있던 고양체육관을 방문했어요. 현장에서 경기 기록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운영 구조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게 처음 맡은 임무였죠. 그러면서 농구 관련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말씀해주신대로, KBL 기록 프로그램은 분명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한계를 극복하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록 관리의 효율성과 사용자의 편의성이었어요.
기존 시스템은 선수의 경기 기록과 위치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았고, 슈팅 차트(선수가 슛을 한 지점을 데이터화하여, 위치에 따른 기록을 별도로 제공해 나온 작업)데이터를 활용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력 시스템 간의 데이터(기록 데이터-위치 데이터)를 연동했죠. 연동된 데이터를 동기화했고, 프로그램의 입력 동선 및 과정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리고 농구는 빠르게 전개됩니다. 기록 입력원들이 빠르고 정확하고 쉽게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기록 담당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여 진행했습니다.
FIBA가 관리하는 기록 시스템, NBA STATS, Basketball reference 등 해외리그의 사례도 많이 참고했습니다. 또한, KBL 관계자 분들과 수많은 미팅을 통해 KBL 기록 정리의 개선 방향을 잡는데 노력했습니다. 그게 한계를 극복할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겼죠.
그래서 만들어진 게 KBL 기록 사이트(stats.kbl.or.kr)입니다. 이전에 만들어진 기록 프로그램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해당 사이트는 KBL 관계자와 구단 관계자, 언론 매체를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다)
프로그램 형태의 기존 기록실도 상세한 검색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 특성 상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보안에 많이 취약했죠. 해외리그처럼 세로 형태의 기록지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과 속공에 의한 득점, 경기 최다 점수 차, 최다 연속 득점 등의 신규 기록을 실시간으로 표출하는 것도 힘들었죠. 그런 부분이 리뉴얼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또한, 신규 기록실에서는 실시간으로 슈팅 차트를 확인할 수도 있고요.
새로운 기록 사이트에는 2차 기록 관련 사항도 많이 포함됐습니다. (KBL 기록 페이지에는 OFFRTG, DEFRTG, NETRTG, EFG%, TS%, AST%, PACE, USG%, TRB% 등의 2차 기록이 나와있다)
선수효율성지수와 유효슈팅성공률 등 기존에 없던 2차 기록을 많이 추가했습니다. 해외리그에서는 이전부터 표출된 기록들이죠. 여기에 트레킹 시스템을 통한 공격 및 수비 상황에서의 이동 거리, 상황별 평균 속도 등의 기록도 제공하려고 합니다.
개인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농구는 조직력이 중요한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인업 별 NETRTG(100번의 공격/수비 기회에서 발생한 득실점 마진 기대치, 팀의 공수 밸런스를 파악할 수 있는 2차 기록이다)처럼 좀 더 세분화된 데이터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또한, 클러치 상황과 같은 좀 더 중요한 순간의 기록이 포함된다면, 팬들이 좀 더 흥미를 느낄 것 같습니다.
많은 작업들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들이 있으셨나요?
신규로 만든 기록 사이트는 연맹과 미디어 등 관계자들을 위한 기록실입니다.
이를 위해 연맹 관계자들과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기존 기록실의 기능을 유지하되, 다양한 신규 기록 탑재 및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한 기록 사이트가 마련되지 않은 건 아쉬워요.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저희가 지금 맡은 역할은 데이터 수집과 미디어 관계자 기록실 운영 정도에요. 팬들을 위한 기록실 운영에 관해서는 KBL과 이야기해야 할 점들이 있죠. KBL에서도 생각하는 점이 있을 거라고 봐요. 저희와 KBL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지금 사이트에서 이뤄져야 할 보완 작업은 어떤 게 있을까요?
지금 사이트에서 실시간 슈팅 차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선수들의 슈팅 횟수나 성공률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죠. 이 부분을 좀 더 직관적이고 세분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슈팅 차트가 좀 더 효율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이 슈팅 지점을 직접 표시하기 때문에,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트레킹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NBA에서도 활용하는 트래킹 시스템을 KBL에서 활용한다면, 슈팅 차트는 더욱 세분화될 거라고 봐요. 그렇게 되면, 해당 선수의 강점과 약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에 영상 연동까지 함께 이뤄진다면, 트레이닝 및 전술 훈련에 더욱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당사에서는 카메라 기반의 트레킹 시스템을 야구에 활용하고 있어요. 농구에서의 기술 접목을 KBL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어요. 해당 시스템을 기반으로, KBL 기록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좋은 방안인 것 같지만, 그렇게 되려면 현실적인 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금전적인 문제가 크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프리미어리그나 NBA처럼 세계적인 시장에서 이뤄지는 데이터 산업은 어마어마합니다. 관련 투자액은 저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 거에요. 국내 스포츠 시장이 이들과 동일 수준으로 할 수 없다는 뜻이죠. 시장 규모 차이부터 인력 문제, 예산 문제 등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들어 스포츠 산업이나 스포츠 데이터에 관한 걸 많이 인지하고 있어요. 그 쪽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죠. 지원도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런 부분이 저희 사업과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봐요. 그런 예산이 연맹에 많아진다면, 팬들도 이전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금전적인 문제가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봐요.
여러 문제가 장애물로 다가오겠지만, 기록 정리 작업은 어쨌든 농구에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정리 작업을 하는 핵심 인력으로서, ‘농구와 기록의 상관 관계’를 많이 생각했을 것 같아요.
저는 기록을 서비스하는 인력 중 한 명입니다. 평소에도 농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와 기록의 상관 관계를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어떻게 하면 기록을 보고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두 번째는 어떻게 하면 기록을 보고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풀어서 말씀 드리자면, 첫 번째는 관계자들에게 기록을 분석하여 제공하는 일이며, 두 번째는 팬분들한테 기록으로 농구를 즐기도록 서비스하는 일입니다. 저희는 기록이 위에 말씀 드린 목적에 맞게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농구와 기록의 상관 관계를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스포츠에서 기록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이 단순히 경기 기록의 의미로 끝나지 않고 있죠. 트래킹 시스템이나 영상 저장소, 팬 데이터 등 그 범위가 방대해지고, 그 기록은 현대 기술이나 다양해진 플랫폼(유튜브나 포털 사이트,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예로 들었다)의 융합을 통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표현일 수 있지만, 저희는 팬분들께서 농구를 더욱 흥미롭게 즐기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기와 선수를 오랫동안 기억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임무죠. 기록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팬들을 위한 다양한 소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팬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 = 손동환 기자, KBL 기록 사이트 캡쳐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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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3, 2020 at 05:0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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