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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스포츠산업의 위기와 미래전략 - 대한민국정책포털 korea.kr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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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지역스포츠산업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점은 2001년 경상남도 남해군에 스포츠파크가 완공된 시기부터이다. 스포츠파크란 일정한 공간에 다수의 경기장 시설을 집적화한 스포츠단지로, 남해군은 약 400억 원을 투입하여 스포츠파크를 건립하였고, 이를 활용한 스포츠이벤트 개최와 동계전지훈련팀 유치를 통해 막대한 경제효과를 누렸다. 이는 지역스포츠산업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여러 중소도시에서는 남해군을 벤치마킹한 스포츠파크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현재 남해군을 포함한 김천시, 서귀포시, 통영시, 태백시, 김천시, 강진군, 고성군, 영광군, 해남군 등은 지역스포츠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들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스포츠산업은 이들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전략으로 인정받고 있을까? 필자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논문들을 집필하면서 지역스포츠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과거 도시발전을 견인했던 콘텐츠의 가치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에 현재 지역스포츠산업이 직면한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전략이 무엇인지를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지역스포츠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내스포츠산업은 크게 스포츠시설업, 스포츠용품업, 스포츠서비스업의 3개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중에서 지역스포츠산업을 대표하는 스포츠이벤트 개최 및 동계전지훈련팀 유치는 스포츠서비스업의 성격이 매우 강하며, 개최 이후 얻을 수 있는 경제적·비경제적 성과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지역스포츠산업은 높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가? 다음과 같은 지역 현상을 짚어보면서 문제점을 찾고자 한다.

첫째, 중소도시의 치열한 스포츠이벤트 유치경쟁이다. 지역스포츠산업의 정책이 스포츠이벤트 개최에 집중되다 보니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려는 지역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2021년을 기준으로 배구, 농구, 축구, 야구, 육상의 5개 종목별 협회에서 공인한 166회의 대회가 개최되었는데, 이 중 136회(81.9%)가 중소도시에서 개최되었다. 결국, 대부분의 스포츠이벤트가 중소도시에서 개최된다는 점은 지역 간 치열한 유치경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둘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유치비용의 상승이다. 현재,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은 국내 전문체육대회가 약 500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을 수상한 경상남도 고성군만을 보더라도 2021년에만 64개의 전국단위 대회를 개최하였다. 결국, 대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도시는 많은데 대회는 한정되어 있다 보니 높은 비용을 주고서라도 대회를 유치하려는 도시가 늘고 있으며, 2005년대비 2015년 대회(축구, 농구, 배구, 육상) 유치비용은 86%의 증가 폭을 보였다.

셋째, 전문체육 인구감소로 대회 개최의 경제효과 감소이다. 현재, 지역에서 개최하고 있는 스포츠이벤트와 동계전지훈련은 모두 전문체육 선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전문체육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대한체육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19세 이하 전국 운동선수는 2012년에 87,037명으로 집계되었으나 2020년에는 78,460명으로 9.8% 감소하여, 향후 초 · 중 · 고등학교 스포츠이벤트에 참가하는 팀과 선수의 수는 크게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넷째, 특정 종목 위주의 체육시설 증가이다. 앞서 열거한 지역스포츠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들은 대부분 전라남도,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공공체육시설 현황을 근거로 3개 광역자치단체의 15년간(2005년~2020년) 공공체육시설 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축구장(△250%), 야구장(△787.5%), 테니스장(△121.4%), 체육관(△136.0%) 등의 시설이 급격히 증가함을 볼 수 있다. 결국, 미래에도 특정 종목 위주의 스포츠이벤트 개최와 동계전지훈련팀 유치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섯째, 무분별한 스포츠파크 건립이다. 스포츠파크의 건립은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데 전국 17개의 스포츠파크 건립에 들어간 비용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471억 원이 소요되었다. 중요한 점은 최근까지도 지역 스포츠파크 건립(보은시 2016년, 경주시 2017년, 진천시 2019년, 보령시 2020년, 완주군 2024년 예상)은 계속되고 있고, 전라남도 22개 시·군 중 무려 20개의 시·군이 스포츠파크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도시의 스포츠파크 보유에 대한 희소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지역스포츠산업의 미래전략 및 대응방안

<스포츠산업진흥법>에서는 스포츠와 관련된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스포츠산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대입하면 지역 고유의 스포츠자원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지역스포츠산업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특히 현재까지 지역스포츠산업은 세분화·첨단화보다는 스포츠이벤트, 동계전지훈련, 스포츠관광, 해양스포츠 등의 체육시설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현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변화와 발전을 위한 미래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① 이제는 생활체육의 시대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전문체육 인구의 감소는 지역스포츠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역에서는 대회 개최 횟수와 참가팀의 숫자를 홍보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유치비용은 상승하고 있고, 그로 인해 대회 개최의 경제적 효과는 날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문체육대회와는 달리 생활체육대회는 대한체육회나 가맹단체의 승인 없이도 지역 고유의 대회를 만들어낼 수 있고, 소득이 있는 성인들이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개최기간이 짧더라도 전문체육대회 이상의 지역경제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생활체육대회는 스포츠클럽, 동호회, 노인, 학생 등 다양한 참가 계층이 존재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그 인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수요자의 욕구에 맞는 생활체육대회의 개최는 지역스포츠산업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② 한 종목만 특화해도 경쟁우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중소도시의 스포츠이벤트 개최나 동계전지훈련팀 유치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지역의 강세 종목 및 특성화와는 상관없이 양적 내용에만 집중되어 있다. 즉, 얼마나 많은 대회를 개최했는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 양구군의 테니스, 경상남도 창원시의 사격, 경상북도 김천시의 수영, 경상남도 통영시의 축구, 강원도 강릉시의 컬링, 전라남도 화순시의 배드민턴 육성정책은 지역의 특화 종목에 지속성과 연속성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향후 경쟁우위 확보와 지역경제효과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③ 지역스포츠산업의 범위와 영역을 확장하라.

스포츠산업은 해당 도시의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장애인체육, 노인체육, 체육시설, 스포츠관광, 해양스포츠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와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면 지역의 강세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면 그로 인한 스포츠이벤트 개최나 동계전지훈련팀의 유치가 수월해진다. 또한, 생활체육의 활성화는 스포츠지도자의 고용, 운동용품의 소비증진, 스포츠시설의 수익증가 등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스포츠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결국, 외부인구의 도시 유입을 통한 직·간접적인 소비지출 유도와 경제적 파급효과의 창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지역 내 스포츠산업의 발전을 통한 선순환 스포츠산업 구축도 중요한 도시자산이 될 것이다.

④ 지속가능한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라.

현재에도 지역에서 개최되는 스포츠이벤트의 유치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이벤트의 유치비용은 대개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나 종목별 협회에서 결정하는데 지자체는 해당 협회에 유치비용을 납부하고 협회는 유치비용의 범위 내에서 대회기간 동안 대회 개최와 관련된 모든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참가자가 많거나 대회기간이 긴 스포츠이벤트는 다수의 지자체가 경쟁하면서, 대회 유치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의 촉매제로서 스포츠이벤트가 활용되기 위해서는 다년 계약(3∼5년)을 협회와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다년 계약은 해당 도시에는 유치비용의 무분별한 상승을 막고 지역에 안정적으로 스포츠이벤트를 공급하며, 수요자인 협회에서는 매년 개최도시를 선정하는 번거로움 해소와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⑤ 민간기업 및 인근도시와 상생은 필수적 요소이다.

최근 대부분의 스포츠이벤트가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면서 중소도시에 건립된 스포츠시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소도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며, 더 나아가 열악한 숙소, 식당, 관광 등의 인프라의 부재이다. 필자도 20년 이상을 선수로 활동하면서 소도시에서 대회가 개최되면 개최지역보다 인근도시에서 숙박을 한 경험이 더 많았었다. 결국, 소도시의 한정된 기반시설로 인해 대회는 개최도시에서, 소비지출은 인근도시에서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따라서 도시규모에 맞는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거나 도시정책의 지속성을 알리고 지역에 민간기업을 유치하는 것, 더 나아가 인근도시와의 공동 개최를 통해 스포츠이벤트의 실패 위험 감소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맺음말

지역에는 발전가능한 수많은 스포츠자원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자원을 어떻게 개발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것인가는 지역의 몫이다. 특히 지역스포츠산업의 다양화와 차별화는 도시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아쉽게도 지난 20년간 지역스포츠산업을 이끄는 콘텐츠는 스포츠파크, 스포츠이벤트, 동계전지훈련에 머물러있다. 이는 타지역에서 쉽게 모방할 수 있고, 진입장벽이 낮아 향후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또한, 최근 스포츠산업은 첨단화·융복합되면서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자칫 지역스포츠산업은 지역에서 외면당하는 도시전략으로 머물 수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지역스포츠산업의 5가지 미래전략을 통해 대응방안을 제시하였으며, 본 전략이 지역스포츠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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