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라이프] 덩치는 SUV인데 성능은 스포츠카네 - 매일경제

랜드로버 브랜드 차량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건 역시 '레인지로버 스포츠'다. 2005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래 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 팔려 나갔다. 2021년형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지난해 2월 출시됐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신형 3.0ℓ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높은 효율성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나타낸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선과 솟아오르는 허리 라인으로 레인지로버 차량의 디자인 정수를 그대로 드러낸다. 낮은 차체를 더욱 강조해주는 전후방 범퍼와 통합형 배기 파이프, 차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등 디자인 요소가 눈에 쏙 들어온다. 여기에 지름 21인치 '5-스포크 알로이' 바퀴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한다. 10인치 터치스크린 2개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간단한 손동작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또 19개 스피커가 내장된 825W 머리디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정교한 음향 기술과 전략적으로 배치된 스피커 조합을 통해 소리를 선명하고 생동감 있게 들려줬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최신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배출가스 저감과 연비 효율성 향상을 실현했다. 차량 감속 중 손실될 수 있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차량 주행 시 보조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차에 장착된 48V 배터리는 저속 엔진 회전 시에도 슈퍼차저에 전원을 공급해 엔진 성능과 주행 성능을 개선한다. 아울러 차량 감속 시 에너지를 저장하고 주행 재개 시 저장된 에너지를 엔진 구동에 활용해 엔진 부하를 줄이는 기술도 들어가 있다.

이 가운데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는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명사로 스포츠카 수준의 '몸집 큰 형님'이다. 이를 직접 몰고 달려봤다. 차량 모드가 다양한 게 가장 눈에 띈다.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등 일반적인 모드뿐 아니라 눈길, 진흙, 모래에 이어 심지어 '암벽등반' 프로그램까지 있다. 이들 7개 주행 모드는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얼마나 역동적인지 잘 보여줬다. 5.0ℓ V8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1.4㎏·m를 발휘해 스포츠카급 성능을 보여준다. 제로백 가속시간은 단 4.5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80㎞에 달한다. 또 액티브 스포츠 배기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어 풍부한 배기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내부는 붉은 색상이 눈에 띄었다. 최고급 윈저 가죽 시트와 고성능 주행에 어울리는 SVR 퍼포먼스 시트를 적용해 고급스럽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에는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돼 다양한 노면과 상황에서도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차체 움직임과 운전대 위치를 세밀하게 감지해 뛰어난 자세 제어력과 안정적인 회전, 날카로운 운전대 회전을 제공한다.

다만 오토 홀드 기능이 없고 오토 크루즈 역시 찾기 어렵다. 그저 한계속도(LIM)만 설정할 수 있어 아쉬웠다. 기능 설정은 터치스크린이 아닌 계기판 버튼을 통해야 해 다소 불편하다.

가속엔 힘이 넘쳤다. 그만큼 제동력이 좋아 가다 서다를 잘 반복했다. 다만 '부르릉' 하는 역동적 발진이 약간 급했다. 정차 후 출발 시 몸이 뒤로 쏠리는 걸 감내해야 할 정도다. 외관상으로는 향상된 엔진 쿨링 기능을 제공하는 보닛 벤트와 강렬한 붉은색 SV 브레이크 캘리퍼로 차별화를 뒀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2021년형은 쾌적한 실내공간을 위해 초미세먼지(PM 2.5) 필터를 갖춘 실내 공기 이오나이저가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연결성도 강화했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된 레인지로버 스포츠 가격은 P360 HSE 다이내믹 모델이 1억3357만원, 5.0SC SVR는 1억794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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