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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의 직선타(打)] 스포츠윤리센터, 떨어지는 신뢰 해결책 있나 - 한국스포츠경제

2020년 '체육계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 참석한 박양우(왼쪽부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숙진 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 박봉정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했다. /연합뉴스
2020년 '체육계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 참석한 박양우(왼쪽부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숙진 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 박봉정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고(故)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6개월이 흘렀다. 체육계는 제2의 최 선수 사태를 막기 위해 뒤늦게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했다. 스포츠 폭력 및 비리를 막기 위해 출범했지만 아직도 운동 선수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30)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제출 받은 사건 처리현황을 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기준 335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178건은 아직 조사 중이며 157건은 조사가 끝난 것으로 밝혀졌다. 세부 내용을 보면 조사가 끝난 157건 각하 108건, 기각 6건, 수사의뢰 6건, 처분요청 37건(감사요청 1건, 권고 3건, 기관경고 2건, 징계요청 31건)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의힘 배현진(38) 의원실이 지난 2월 중순부터 6개월간 대한체육회 각 종목 산하 단체 선수 58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해 신고했다는 213명 중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한 선수는 28명(13.1%)에 불과했다. 오히려 속한 단체나 협회에 알렸다는 이들이 47명(22.1%), 경찰에 도움을 받았다는 이들이 40명(18.8%)으로 더 많았다. '만약 폭력을 당해 신고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디에 하겠느냐'는 질의에 937명(16.1%)이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를 하겠다고 답했다. 남은 4881명은 다른 기관이나 경찰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심지어 스포츠윤리센터의 전신인 클린스포츠센터와 차이를 모르는 이들도 4364명(75%)에 달했다.

박양우(왼쪽) 전 문화체육부장관-이숙진(오른쪽) 전 스포츠윤리센터장. /문체부 제공
박양우(왼쪽) 전 문화체육부장관-이숙진(오른쪽) 전 스포츠윤리센터장. /문체부 제공

이숙진(57)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은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7개월 만에 사임하면서 "(센터가) 매우 부실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핵심 업무인 조사 관련 경력직은 팀장 이하 2명밖에 없었다. 출범도 서둘렀지만 정확한 직무 분석과 이에 기반한 채용이 병행되지 못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 전 이사장의 지적대로 어설픈 행정 처리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수원 소재 중학교의 하키 담당 A코치가 학생선수들을 상대로 폭언 및 폭행을 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퇴출됐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는 수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점이다. 피해 선수들은 지난해 9월 A코치를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를 했지만, 오히려 기숙사에서 쫓겨나고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했다. 신고부터 징계까지 무려 1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

분명 이와 비슷한 사건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피해를 당했지만 남들에게 말 못 하는 이유는 되려 자신이 더 큰 피해를 볼 까봐서다. 제2의 최숙현 사태를 막자는 취지에서 출범했지만 누구를 위한 단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젠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때다.

한 체육계 종사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아무리 중징계를 요구해도, 최종 징계는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내린다. 고 최숙현 선수 사태 이후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가 피해자들을 향해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 2차 피해를 당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디 가해자들은 엄벌에 처하고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생활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주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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