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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브랜드의 의지를 담아 제작한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 캐딜락 CT5 스포츠 - 한국일보

캐딜락 CT5 스포츠는 제원에서는 알 수 없는 드라이빙의 가치를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20세기까지의 캐딜락과 21세기의 캐딜락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현재의 캐딜락은 브랜드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월계관을 내려 놓았으며 더욱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체질 개선, 포트폴리오 개선을 연이어 이어가고 있다. 물론 그와 함께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찬란했던 과거, 그리고 ‘본연의 결’을 내려놓은 캐딜락은 SUV 라인업을 견고히 다지는 것 외에도 CTS의 뒤를 이은 스포츠 세단, ‘CT5’를 선보이며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역동성에 대한 의지를 그 누구보다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2021년 겨울의 문턱, 다시 한 번 캐딜락 CT5 스포츠를 마주했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아쉬운 출력, 그리고 실내 공간

이미 일전의 시승을 통해 ‘팬심’ 수준으로 캐딜락을 좋아할 뿐 아니라 실제로 캐딜락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의 시승에서는 단점을 먼저 언급하기로 했다. CT5 스포츠의 단점은 꽤나 명확하고 선명하다.

가장 먼저 돋보이는 단점은 ‘출력’에 있다. 파워트레인의 레이아웃, 그러니까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다단화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은 꽤나 이상적이다. 참고로 이러한 조합은 3세대 CTS에서 그 ‘DNA’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하지만 ‘전작’이라 할 수 있는 3세대 CTS에 비해 10% 이상 출력이 낮아진 240마력과 35.7kg.m에 불과한 점은 속칭 ‘쉴드칠 수 없는 제원 상 단점’으로 도드라진다.

특히 동급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제시했던 3세대 CTS를 경험한 이들이라 한다면 CT5의 제원이 무척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캐딜락 측에서는 낮아진 출력에 비해 차체 경량화, 구조의 개선, 그리고 반응성과 열관리 개선을 통해 ‘더욱 우수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에 대한 평을 주고 받는 이들에게는 ‘제원 상 우위’가 중요하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다음의 단점은 2열 공간에 있다. 사실 CT5 스포츠는 CTS의 뒤를 잇는 존재로 ‘브랜드의 중형 세단’의 여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2열 도어 안쪽의 공간은 그리 넉넉하거나 ‘만족스러운 공간’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1열 탑승자의 체격이 클 경우 그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게다가 낮은 무게 중심으로 인해 2열 중앙 부분이 툭 튀어나온 점도 ‘공간 가치’를 훼손하는 부분이다. 다행이라 한다면 소재나 연출 등에 있어서는 충분히 우수하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드라이빙 포지션에 대한 고민

캐딜락은 CT5를 개발하며 여러 요소에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러한 ‘고민의 대상’ 중 하나가 바로 드라이빙 포지션에 있다. 실제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프리미엄’, ‘스포츠’, 그리고 ‘세단’이라는 세 개의 단어가 무척 복합하게 배치되어 있음을 느낀다.

CT5의 1열 공간, 그리고 드라이빙 포지션을 경험하고 우선 순위로 세 단어를 재배치한다면 ‘스포츠’가 가장 우선이며 그 뒤로 프리미엄이 자리한다. 세단이라는 단어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정도로 타 브랜드의 스포츠 성향, 퍼포먼스 모델을 웃도는 가치를 제시한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제대로 다듬어진 스포츠 버킷 시트와 드라이빙 포지션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깊은 레그룸, 그리고 보다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하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이 상당히 크며, 이러한 의지가 심각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깔끔히 다듬어진 계기판, HUD, 그리고 쾌적한 후방 시야를 제공하는 고화질의 리어 카메라 미러 역시 인상적이다. 다만 아웃 사이드 미러의 화각이 좁은 건 옥의 티.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제원을 잊게 만드는 드라이빙, 캐딜락 CT5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들에게 일상 속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에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를 떠올리라 한다면 포르쉐라는 명답도 있지만, 통상 BMW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포츠 드라이빙 = BMW’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BMW 보다 더욱 매력적인 브랜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캐딜락이다. 시장에서의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ATS나 3세대 CTS는 동급의 차량들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출력이 낮아진 CT5’ 역시 이러한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사실 드라이빙 가치에 더욱 큰 비중을 둔다면 보다 컴팩트한 체격의 CT4 스포츠가 올바른 선택이지만 ‘CT5 스포츠’ 역시 대부분의 운전자를 만족시키고, 또 새로운 ‘가치’를 일깨우기엔 부족함이 없다.

3세대 CTS보다 분명 출력이 낮아졌지만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매끄럽게 RPM을 끌어 올리는 엔진을 경험하고 있자면 ‘낮은 출력’은 머리 속에서 사라진다. 실제 주행을 하면 할수록 출력 자체를 인지하기 보다는 ‘주행 그 자체’에 집중하는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즉, 캐딜락 스스로가 언급하는 엔진의 반응성, 그리고 ‘체감 만족감’ 부분에서 확실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열관리 부분에서도 탁월한 모습이다. 사실 한 여름의 뜨거운 기온 속에서도 20~30분의 트랙 주행을 거듭 진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열의 부담’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열이 치솟았을 때에도 아주 짧은 ‘쿨-다운’으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즉, 일상에서는 ‘부담’이 전혀 없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또한 DCT가 아닌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 변속기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물론 스포츠 주행 시에도 딱히 수동 변속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게다가 운전자가 주행 템포를 올리면 알아서 ‘퍼포먼스 시프트’ 변속 로직을 활성화하는 것도 드라이빙의 가치를 한층 높이는 부분이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동급 최고의 주행 가치를 선사하다

앞선 매력 만으로도 CT5 스포츠는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CT5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는 밸런스, 그리고 주행 질감에 있다.

혹자는 캐딜락, 미국차라고 한다면 크고 무겁고, 뒤뚱거려 트랙이나 스포츠 드라이빙 등 ‘우수한 드라이빙 기량’을 요구하는 영역에서는 낙제점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21세기의 해가 밝은지 어느새 20년이 넘었지만 이전 세기의 선입견을 아직도 갖고 있는 이들이 되려 신비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실제 CT5 스포츠는 보다 이상적인 차량의 움직임을 위해 차체 설계부터 강성, 일체된 움직임, 그리고 전후 밸런스를 고려했고, 파워트레인 및 각 부품의 배치 역시 이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특히 보닛 아래 자리한 엔진이 대시보드 하부까지 밀고 들어간 배치를 보자면 ‘차량 설계자’를 대면하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이 순정을 장착되어 차량의 성능을 운전자가 언제든 자유롭게 억제하고, 조율할 수 있도록 해 차량 신뢰도를 대폭 높였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CT5 스포츠는 운전자의 머리 속에서 차량의 크기, 무게를 완전히 잊게 만드는 모습이다. 마치 경량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처럼 운전자의 조향에 따라 너무나 능숙하게, 그리고 매끄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게다가 드라이빙 모드, MRC 등이 더해져 주행 가치를 한층 높인다. 다만 중요한 부분이 CT5 스포츠를 비롯한 최신의 캐딜락들은 결코 운전자의 독단을 용인하지 않는다. 특히 MRC의 경우 차량의 움직임, 주행 환경에 따라 자의적으로, 또 능동적으로 노면 대응에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차를 이기려는 드라이버’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차를 이기려는 드라이버는 지금 당장 빠를지 몰라도 곧 ‘드라이버의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트랙이 두렵지 않은 순정의 세단

덕분에 CT5 스포츠는 순정의 사양으로도 트랙 주행이 두렵지 않다.

실제 캐딜락은 이미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인제스피디움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의 트랙 주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었는데 꽤 혹독한 페이스, 그리고 연이은 주행에도 차량이 지치거나 주행을 중단해야 할 사유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일반적으로 순정의 차량으로 트랙 주행을 할 때 자주 경험하는 터보 엔진의 열관리나 브레이크의 부하가 오는 등의 일들을 전혀 찾을 수 없어 차량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높아졌다. 참고로 CT5 스포츠의 하위 모델인 CT4 스포츠는 이미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타임 트라이얼 대회’를 순정에 가까운 구성으로 진행하고 있다.

캐딜락 CT5 스포츠 시승기

드라이빙의 가치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선택지, 캐딜락 CT5 스포츠

사실 ‘비 독일 브랜드’ 태생의 차량이 국내 시장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수 많은 도전자들과 그 도전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혹자는 아니라 하지만 결국 ‘타이틀(브랜드)’로 지레짐작을 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은 게 사실이다. 그로 인해 몇몇 브랜드들은 ‘스포츠 세단’ 영역은 사실 상 포기하고 SUV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다행이라 한다면 타 브랜드들은 이미 포기하고, 또 외면하고 있을 ‘세그먼트’가 된 스포츠 세단 시장에서 캐딜락은 여전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그 가치와 경쟁력은 꾸준히 개선되고 발전하는 모습이다.

드라이빙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캐딜락 CT5 스포츠는 훌륭한 ‘답안’이 될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캐딜락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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