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스포츠시설의 가치와 역할 및 과제 - 경북매일신문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부경대 겸임교수 — 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부경대 겸임교수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균형 있는 식사, 적절한 수면, 긍정적 사고, 정기적 의료검진 등과 함께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선택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여가선용뿐만 아니라 예방의학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성인병 위험 인자를 약화시킨다. 게다가 적절한 체중관리를 가능케 하여 비만에서 야기될 수 있는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심폐기능 약화, 골격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규칙적 운동참여는 적절한 수면, 균형적 식사, 스트레스관리, 금연, 절주 등을 함께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을 유지 및 증진하는데 효과가 매우 크다.

공공스포츠센터의 스포츠참여는 대개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에 비교적 운동효과가 크다 할 수 있다. 가정이나 공원 등지에서 하는 일회성 운동보다 지속성이 있으며 부상 위험성이 적고, 적절한 운동 강도와 운동량을 처방하는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건강유지 및 증진을 위한 스포츠와 신체활동의 중심적인 공간으로서 공공스포츠시설이 존재한다.

이에 더해 공공스포츠센터에서의 스포츠참여를 통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운동을 통해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형성하며, 적절한 대인관계를 스포츠와 신체활동을 통해 유지시켜 나간다면 이러한 시설의 사회교육적 기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같이 스포츠와 신체활동의 사회적·교육적 가치가 인정되면서 공공부분은 스포츠시설의 주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간부분 역시도 시설의 종류와 유형에 한계는 있으나 꾸준히 시설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시설 공급의 양대 축이 되고 있는 공공과 민간의 스포츠시설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공공스포츠시설은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센터로서 대부분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스포츠복지 구현을 위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공성을 우선시해야 될 공공스포츠시설의 평가를 운영주체, 혹은 경제적 이슈에서 평가하여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문제가 되고 있다.

공공스포츠시설이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운영수지의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공공스포츠센터의 평가를 운영수지 측면에서 고려한다면 공공성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공공스포츠시설의 기능은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공성 강화를 위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제공과 참여자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동시에 체육단체의 통합이 이뤄진 상황에서 공공스포츠시설이 스포츠선진화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나 공공스포츠시설의 운영은 집행 예산, 운영 프로그램, 참여 대상 등에서 민간스포츠시설과는 다른 차별성을 나타내야 한다. 물론 민간스포츠시설과 비슷한 내용과 수준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공공스포츠시설의 규모와 이용료는 매우 매력적인 요인이고 민간스포츠시설 대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스포츠시설의 운영목적은 민간스포츠시설과 경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공공성 증대를 위해서는 민간 영역에서 시행하지 못하는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참여자 대상의 경우 저소득층과 노인, 영유아 등 이른바 스포츠소외계층에 대한 프로그램 제공과 비만, 재활과 같은 공중 보건의 개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참여대상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 조사, 프로그램 및 수강료 등에 대한 환경조사, 그리고 의료비 절감 효과 분석을 통해 전세대가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의 모습에서 뭔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당당히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며 상대 선수에게 엄지를 치켜세운다. 올림픽에서 메달색을 중시하는 스포츠강대국에서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스포츠선진국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스포츠선진화의 궁극적 목적은 풀뿌리스포츠부터 엘리트스포츠까지 하나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것인데, 공공스포츠시설이 그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스포츠복지 실현을 위한 공간으로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생활체육, 학교체육, 엘리트체육의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운영 전략도 필요하다.

결국 공공스포츠시설은 공공기금으로 운영되므로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특정한 계층이 참여하는 공간이 아닌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간이며, 특히 스포츠소외계층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선제적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곧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스포츠선진국의 공공스포츠시설 운영실태 및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복지사회 구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서 스포츠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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