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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쩔어'와 함께 핑퐁 행복에 젖어볼래요 - 한겨레

[도전! 도쿄올림픽] 탁구 대표팀 막내 신유빈
선수 출신 아버지 운영 탁구장서
5살때부터 자연스레 탁구채 잡아
“경쟁 속 함께 발전해서 즐거워
실력·인성 다 좋은 선수로 남고파”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이 2020 도쿄올림픽을 100일 앞둔 지난 4월 14일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회죽리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진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이 2020 도쿄올림픽을 100일 앞둔 지난 4월 14일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회죽리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진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탁구 대표팀 ‘에이스’ 신유빈(17)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국군체육부대를 거점으로 도쿄올림픽 막판 담금질에 한창인 신유빈은 “막판 연습을 하느라 쉴 시간도 없다”면서도 ‘긍정왕’이란 별명에 걸맞게 여전히 밝은 모습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단체전도 결승까지 가고, 개인전에서도 꼭 메달을 따고 싶다”는 신유빈을 최근 인터뷰했다.
“탁구가 제일 재밌었어요”
어렸을 적부터 그저 “탁구가 재밌었다.” 탁구 선수 출신 아버지 신수현씨가 운영하던 탁구장에서 5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탁구 채를 쥔 신유빈은 탁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공이 이쪽으로 휘었다, 저쪽으로 휘었다”하는 게 묘미였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탁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신유빈은 지난해 고교 입학 대신 대한항공 실업팀 입단을 택했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고 했다. 기대주에 불과했던 신유빈은 불과 1년 사이 급성장을 거듭해 당당히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막내온탑’(막내임에도 막내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유빈. 연합뉴스
신유빈. 연합뉴스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서는 신유빈의 가장 큰 목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탁구의 재미를 알리는 것이다. 이렇게 재밌는 스포츠를 혼자만 즐길 순 없기 때문이란다. “탁구가 할 때는 되게 재밌는데, 볼 때는 하는 것만큼 재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도 한다. 또래 친구들이 자기 ‘최애’(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의 매력을 다른 사람들은 몰라줄까 염려하는 모습과 닮았다. “탁구가 언뜻 보면 랠리가 이어져야만 재밌어 보이지만, 짧은 랠리여도 그 안에 숨은 작전들에 진짜 재미가 있다. 선수들이 어떤 수싸움과 머리싸움을 하는지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함께해서 즐거운 스포츠
신유빈은 초등학생 때부터 막연히 훈련일지에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라는 말을 적어왔다. 당시에는 “2020년이면 아직 어린 나이일 텐데,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품었다고 한다. “때로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항상 웃는 모습인” 긍정적인 성격은 신유빈의 최대 강점이다. 특별한 징크스나 루틴도 없다. 때로 힘이 들 때면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일어섰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쩔어’라는 노래를 듣기로 이미 정해뒀다. “노래를 들으면 정말 내가 ‘쩔어지는’ 느낌이어서” 그렇단다. ‘쩔어’는 ‘대단하다’는 뜻의 요즘 속어다.
나이키 ‘플레이 뉴’(Play New) 캠페인에 참여한 신유빈. 신유빈 인스타그램 갈무리
나이키 ‘플레이 뉴’(Play New) 캠페인에 참여한 신유빈. 신유빈 인스타그램 갈무리
신유빈은 최근 나이키에서 진행하는 ‘플레이 뉴’(Play New) 캠페인에 참여해 “스포츠를 단지 경쟁이나 결과가 아닌 행복을 얻는 여정으로 같이 즐기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승부욕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무조건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속에 담긴 “함께 발전해나가는 재미”를 찾을 뿐이다. ‘혼자서 하는 운동도 있지 않으냐’는 우문에는 “그런 종목도 결국 누군가와 기록 경쟁을 해야하고, 그렇게 서로 함께하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라는 현답을 내놓는다.
“제1의 신유빈이 되고 싶어요”
“통통 튀어 좋아한다”는 탁구공처럼, 신유빈도 이번 대회 어디까지 튀어 오를지 모른다.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이번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는 신유빈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있다. 상대들이 아직 제대로 분석을 하지 못한 선수라 더 기대해볼 만 하다”고 했다. 최근 웨이트를 열심히 해 “확실히 파워가 좋아진 것 같다”는 신유빈 스스로도 자신감이 넘친다. 이번 올림픽을 시작으로 “힘이 닿는 데까지 올림픽에 나가고, 실력은 물론 인성도 좋은 선수로 남고 싶다. 제1의 신유빈이 되고 싶다”라는 희망도 드러냈다.
신유빈. 신유빈 인스타그램 갈무리
신유빈. 신유빈 인스타그램 갈무리
신유빈은 마지막까지 탁구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픈 이유 중 하나도, “제가 잘해야 탁구의 인기가 많아질 것 같아서”란다.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에서 연예인들이 벌이는 ‘저질탁구’도 “탁구가 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서” 즐겨본다는 그는 “강호동씨는 ‘우와’ 하면서 볼 정도로 잘한다”면서, 가장 못 하는 멤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대표팀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같이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탁구 한 번씩 꼭 해보세요. 이 재밌는 걸 저만 하기는 아쉬워요!” 탁구 요정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서브가 곧 시작된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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