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춘천=김현회 기자] 전북현대 백승호가 경기 후 기자회견을 거부했다.
전북현대는 24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고무열에게 한 골을 먼저 내줬지만 쿠니모토가 동점골을 뽑아내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 무승부로 전북은 올 시즌 개막 이후 12경기 연속 무패(8승 4무)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백승호는 K리그 복귀 이후 첫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들은 경기 후 기자회견 선수로 입을 모아 백승호를 지목했다. 경기 후 취재진은 양 팀 감독과 함께 그날 가장 이슈를 끈 선수를 기자회견장에서 마주한다. 골을 넣거나 활약한 선수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다른 화제로 기자회견에 응하는 선수들도 있다. 올 시즌 전북과 서울의 개막전에서 기성용은 성폭력 논란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경기 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K리그 복귀 이후 첫 선발 출장한 백승호는 이날 경기에서 단연 관심사였다. 경기 후 취재진은 의견을 모아 강원FC 구단 홍보팀에 전달했다. 홈 경기를 주관하는 구단 홍보 관계자가 홈과 원정팀 구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팀 감독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기다리던 백승호는 기자회견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강원FC 구단 홍보팀 관계자가 메시지를 전달했다. 관계자는 “백승호가 오늘 경기 M.O.M(Man of the Match)이 아니어서 기자회견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북 구단과 백승호가 ‘수원과의 관계도 있고 아직 껄끄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면서 “전북이 연맹에 문의를 했고 연맹의 허가를 받아 오늘 기자회견에 응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연맹 측에서도 “기자회견은 수훈선수가 참가한다”면서 “백승호는 ‘수훈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규정상 어긋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취재진으로서는 백승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수원과의 관계가 아니어도 K리그에서 첫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소감 등이 궁금했다. 취재진은 의견을 모아 “수원과 관련된 질문은 하지 않겠다. 오늘 경기에 대한 이야기만 질문하겠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백승호는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동점골을 기록한 쿠니모토로 수훈선수 기자회견을 대체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김상식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선수들에게 휴가를 부여했고 쿠니모토를 비롯한 전북 일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곧장 귀가한 뒤였다.
이후 연맹은 “수훈선수는 실제로 경기 활약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공식 기자회견에 선수가 나오도록 하는 취지는 실제 경기에서 잘 한 선수가 미디어에 더 노출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구단 측은 “백승호는 경기 MOM이 아니다”라면서 “수원 문제가 아직 안 끝났다. 내부적으로 ‘인터뷰 안하는 게 맞지 않냐’라고 고민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백승호 인터뷰는 취재진 한두 명이 요청했다고 들었다. 연맹 규정상 우리가 MOM이 아니면 거절할 수 있다. 오늘 백승호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은 건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혼란이 야기됐다. 현장에 남은 취재진은 기자회견이 ‘수훈선수’에게만 국한되는가에 대한 열띤 대화가 오갔다. ‘수훈선수’의 기준에 대해서도 애매했다. 프로축구연맹의 경기 규정 제 36조 인터뷰 실시에는 ‘③ 인터뷰 대상은 미디어가 요청하는 선수와 양 클럽 감독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연맹이 배포한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18조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수훈선수는 취재기자가 요청하는 선수로 한다. 단, 수훈선수는 경기에 참가한 선수에 한한다’고 돼 있다. 수훈선수는 취재기자가 요청하는 선수로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날 경기에서 연맹의 공식 홈페이지 기록지에는 MOM이 공란으로 비워져 있었다. 그 누구도 기자회견장에 참석할 의무가 없었다. 또한 전북 측에서는 한두 명의 취재진이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했지만 이날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은 사전에 백승호의 기자회견에 대다수가 동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믹스드존이 운영되지 않으면서 기자회견은 선수와 감독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결국 백승호가 기자회견을 거부하며 이날 양 팀 감독을 제외한 선수 누구의 말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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